728x90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내가 완전히 혼자라는 사실을.
물론 그해의 다른 때에도 저는 자주 혼자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비행기로 두 시간만 가면 되는 곳에 있었고요. 어쨌든 그날처럼 들뜬 오후를 보낸 다음, 누군가와 말을 해야 하는 의무감도 느끼지 않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움을 관조하며 오래된 도시의 거리와 골목들을 산책하는 것만큼 값진 일도 없겠지요.
그런데도 나는 외로움에 마음이 짓눌리는 듯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도시의 풍광을 함께 나눌 사람, 함께 산책하고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말입니다.
파울로 코엘료, <오자히르>, 문학동네, p.326
728x90
728x90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세이] 모르는 사람들 (0) | 2020.08.20 |
---|---|
[사진 에세이] 침묵이 잡아먹게 만들지 마세요 (0) | 2020.08.17 |
[에세이] 휴가는, 사람에게 (0) | 2020.08.16 |
[에세이] 습기로 가득찬 인간 (0) | 2020.08.11 |
[사진 에세이] 그치지 않는 비와 '인바이티드(cafe invited)' (0) | 2020.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