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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2024년 10월 2일 수요일  "나는 나의 내면에서 뿜어져나오려는 것을 실현하며 살고 싶었을 뿐이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소설)  에 심취했던 적이 있다. 그것도 성인이 되어서 말이다. 이 문장에 사로잡혔었고 위로와 억울함이 함께 몰려왔다. 더 늦기 전에 나다운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다른 이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이 문장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와 달라진 느낌을 받았다. 전에 이 문장을 만났을 때는 나의 용기 없음에 아쉬움을 느꼈다. 그러나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빠뜨린 부분이 있었는데, 헤세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미 책에 기록해 두었다는 점이다. 그는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려는 것을 실현하는 게 '의무'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 내가 살고 싶은 ..

Salon 2024.10.02

비참

2024년 10월 1일 화요일  "인간은 자기가 비참하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그는 비참하다.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그러나 그는 진정 위대하다. 자신이 비참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소설)  아포리즘은 어렵다. 상징적이고 함축적이기 때문이다. 파스칼의 이야기도 그렇다. 그는 자신이 비참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위대하다고 말한다. 모순이다. 비참과 위대가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은 용감하다. 하나만 아는 사람도 용감하다. 그러나 제대로 아는 사람은 겸손하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때문이고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을 수 있음도 알기 때문이다. 파스칼은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www.youtube.com

Salon 2024.10.02

내부

2024년 9월 30일 월요일  "밖(에 있는 것)을 보려면 당연히 눈을 떠야 하고, 안(에 있는 것)을 보려면 어쩔 수 없이 눈을 감아야 한다. (...) 그러나 사람의 내부라는 공간은 없다. 사람의 내부는, 외부와 같은 식으로, 그러니까 하나의 장소로 있지 않다. 내부는 '어디'(공간)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놈'이 나의 내부다." (에세이)  밖을 보려면 눈을 떠야 한다. 그런데 안을 보려면 눈을 감아야 한다. 모두 보기 위함인데 눈을 떠야 할 때와 눈을 감아야 할 때가 있다. 사람의 내부에는 공간이 없다. 그렇기에 장소의 개념으로 접근할 수 없다. 당연히 눈을 떠도 보지 못한다. 이승우 작가는 내부는 공간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Salon 2024.10.02

도피

2024년 9월 29일 일요일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최선을 다해 사는 사람의 동기가 도피인 경우가 있다. 열심히 일하는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 내부를 피해 외부로 달아난 어떤 사람은 외부에서, 그러니까 세상에서 정말 열심히 일하고 최선을 다해 산다. 그는 내부의 '나'를 만나기가 두려워서 외부에서만 산다. 외부에서 타인과 일과 열심히 산다. 누구보다 바쁘게 최선을 다해서 산다. (...) '자기 착취'가 그렇게 이루어진다." (에세이)  일에 몰두하고 싶을 때가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그러고 싶었던 것일까. 일의 시작과 과정, 결과에 '나'가 있다면 그것은 아주 좋은 경우다. 일에서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그..

Salon 2024.10.02

[청파 Note / 이사야서 (14)] 함께 일할 사람을 찾으시는 하나님

202401003 청파교회 새벽설교 함께 일할 사람을 찾으시는 주님   5. 아무리 살펴보아도 나를 도와서 나와 함께 일할 사람이 없었다. 나를 거들어 주는 사람이 없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분노가 나를 강하게 하였고, 나 혼자서 승리를 쟁취하였다. 6. 내가 분노하여 민족들을 짓밟았으며, 내가 진노하여 그들이 취하여 비틀거리게 하였고, 그들의 피가 땅에 쏟아지게 하였다.  이사야서 63장의 배경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이사야서 63장입니다. 이사야서 63장의 배경은 유대 민족이 바빌론 포로에서 해방되어 고향으로 돌아온 이후에 전해진 말씀입니다. 그런데 모국으로 돌아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유대 민족은 이미 고향 땅에 살고 있던 이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지에 대한 문제도 놓여 있..

Note 2024.10.02

다른 반응

2024년 9월 28일 토요일 "이따금 머릿속에 생각과 표현이 가득 차거나 격한 감정이 몰아치면 이런 순간을 한물간 표현으로 '영감'이라고 하는데 물론 그 충만감이 커다란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 영감이 나를 완전히 지치게 하거나 마음을 가라앉게 하고 혹은 공허감을 남겨 줄 때가 문제다. 그 상태에 이르면 나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게 된다." 가득 차거나 몰아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살면서 가끔 경험하는 충만감이다. 반대의 일도 일어난다. 가득 차거나 몰아치지만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지치고 마음이 가라앉고 공허해진다. 살면서 가끔 경험하는 결핍감이다. 같은 감정이 같은 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니 신기하면서도 답답할 노릇이다. 사람이 그러하다.   이작가..

Salon 2024.09.28

타인

2024년 9월 27일 금요일 "모두가 각자의 전장에서 힘들게 싸우고 있으니 비록 타인에게서 지옥을 마주할지라도 그에게 친절을 베풀라." 통찰이다. 본능을 넘어선 말이다. 호불호로 사는 삶은 쉽다. 불호를 불호로 대하는 건 쉽다. 불호를 호로 대하는 게 늘 어려울 뿐. 불호도 사연이 있을까. 거기까지 상상하는 게 늘 어렵다. 불호는 저 먼 다른 행성에서 온 존재 같다. 그러나 이 세상은 멀티버스가 아님을 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이라 타인의 삶을 상상하기 어려워한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www.youtube.com

Salon 2024.09.28

독서

2024년 9월 26일 목요일 "독자는 독서하는 순간 자기 자신에 대한 고유한 독자가 된다" 독서는 그야말로 책을 읽는 것. 책을 읽는 것은 또한 나를 읽는 것. 나를 읽는 것은 곧 타인을 읽는다는 것. 나는 타인과 세상으로 이루어진 존재이기에. 나를 통해 읽는 사람과 세상만이 진실하다는 사실. 그러니까 독서는 세 가지를 읽는 것. 나를 읽고 타인을 읽고 세상을 읽는 것. 그러나 세 개는 구분되지 않는 것.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www.youtube.com

Salon 2024.09.26

생각하다

2024년 9월 25일 수요일 "cogito(생각하다)의 어원이 '흩어져 있는 것들을 한데 모으다'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아우구스티누스 의 어떤 페이지에서 읽었습니다."  나는 종종 사람들에게 생각이 많다고 말한다. '생각'이 여러 개의 파편을 모으는 행위라면, '많은 생각'은 얼마나 많은 파편을 모은다는 말이 되는가. 그러니까, 거짓말이었다. 나는 생각이 '많지' 않고 '생각한다'라고 말해야 했다. '잘' 생각한다는 것은 '잘' 모아내는 것이다. 생각을 잘 모으기 위한 도구로 기도와 독서를 추천한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www.youtube.com

Salon 2024.09.26

열정

2024년 9월 24일 화요일 "또 다른 어느 선생님의 말마따나, 열정도 재능이기 때문이다. 고갈되지 않는 열정은 의지의 산물이 아니다." 이 말이 참 위로가 된다. 열정도 재능이라니.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회색에 가까웠고,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캐릭터였다. 뜨겁거나 차지 않았다. 그랬던 순간은 찰나와 같았다. 존경하는 선생님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가며 이 사실을 깨달았다. 선생님은 몇 시간을 가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고 글 쓰기를 마다하지 않으셨다. 나도 욕구는 있어서 함께 책 읽기는 시작했으나 의지가 약하여 수면 속으로 깊이 빠지고 말았다. 그렇다. 의지로만 안 되는 일이 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www.youtube.com

Salon 202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