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 덕담] 두 사람을 생각하며

2020. 10. 24. 23:51Note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몇 번에 걸쳐 이 자리를 고사했지만, 결국 두 사람의 초대를 거절할 수 없었던 건, 이들과 맺어온 우정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두 사람이 멀어졌다가 다시 만난 그 ‘만남’에, 제 지분이 있어서 이 자리에 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보다 앞서 결혼하는 이들에게 무슨 ‘덕담’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딱딱한 이야기 보다는 두 사람을 보며 느낀 ‘그간의 마음들’을 잠시 나눠볼까 합니다. 

 

OO 군을 처음 본 건, 청파교회에서였습니다. 짙은 눈썹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그는,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처럼, 역동적이며 당당한 모습이 눈에 띄는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함께 지내며 그에게서 발견한 또 다른 매력은 아주 ‘섬세한 마음‘이었습니다. 사람들을 잘 챙기고 아끼며, 무엇보다 OO 양의 기분을 잘 살필 줄 아는 그는, 아주 세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내 간호사들 가운데, 아니 어쩌면 세계 모든 간호사들 가운데 거의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축구 실력을 가졌음에도, 그는 감수성 풍부한 문학 소년이기도 했습니다. 함께 책을 읽어나가며, OO 군 안에 있는 깊은 우물을 함께 마실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바로 이 책모임에서,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OO 양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OO 양을 처음 본 건, 독서모임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OO 양을 처음 봤을 때, 좀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친구가 왜 OO를...?’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생각도 잠시였습니다. OO 군의 매력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매력 넘치는 두 사람의 만남이 당연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OO 양은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아름다운 친구였습니다. 

 

그녀도 OO 군 못지않게, 사람들을 정말 잘 챙겼습니다. 그리고 곁에 있는 이들을 항상 따뜻하게 대할 줄 알았습니다. 곁에 있으면,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녀는 또한 당당한 여성이기도 했습니다. 독서모임에서도 느꼈지만,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잘 표현할 줄도 아는, 아주 올곧은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가 느끼고 보았던 두 사람의 매력은 극히 일부분일 것입니다. 이제 이 매력 넘치는 두 사람이 하나의 가정을 이룬다고 하니, 제가 더 부럽고 설레기도 합니다. 결혼을 흔히 ‘새로운 출발’이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이들이 <청첩장>에도 썼듯이,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것은, 삶에 큰 ‘변곡점 하나‘를 찍는다는 말과 같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각 시기마다, 마감해야 할 ‘어떤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OO 군과 OO 양은 어제부로 하나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로운 삶 하나가 주어졌습니다. 새로운 날이 도래했다는 마음으로, ‘뜨거운 열정’과 서로 편이 되어주는 ‘든든함’, 하루하루가 주는 ‘설렘’으로 매순간을 채워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두 사람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그 모습을, 부모님께 선물로 줄 수 있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 하나를 읽어드리고, 이 시간을 마무리 할까합니다.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 (류시화 옮김) 

 

 

다시 한 번,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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