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야의 BibleSalon

작가 78

영원

2024년 8월 7일 수요일  "사랑에 빠진 남자는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 단, 영원히 사랑하는 것만 빼고."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다. 여성과 결혼하여 두 명의 자녀를 둔 그였지만, 그는 동성애자였고 그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서 그동안 쌓아왔던 부와 명성을 모두 잃게 된다. 그 또한 시대적인 한계의 희생양이었다.  감옥에서 쓴 에는 동성 애인을 향한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일반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예민하다. 그리고 섬세하다. 그들의 눈에는 일반인들이 보는 것 이상의 것들이 보이는 듯하다. 동성과 이성의 사랑을 모두 경험한 그는 사랑이 가진 열정과 한계를 보았다. 그는 사랑에 빠진 남자가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은 할 수 있어도 그 사랑을 영원히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

Salon 2024.08.08

여행

2024년 8월 6일 화요일  "영혼은 비행기처럼 빨리 날 수 없다는 것을 인디언에 관해 쓴 어떤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 어찌 되었든 그것이 여행자들은 왜 모두 영혼이 없는지에 대한 이유가 된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행은 빠르고 편리해서 좋다. 다만 비행기 여행의 아쉬운 점은 기차나 버스 혹은 도보로의 여행보다 여행이 주는 매력을 잘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여행의 목적은 저마다 다르다. 만약 여행의 목적이 일상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상황과 환경에 자신을 노출하는 것이라면 영혼이 몸의 속도에 따라오기 쉬운 교통편을 이용해 보길 추천한다. 부엔 까미노!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www.youtube.com

Salon 2024.08.07

표정

2024년 8월 5일 월요일  내가 보는 내 표정이 있다. 남이 보는 내 표정이 있다. 내가 상상하는 내 표정은 특별할 게 없다. 하지만 특별할 게 없다고 여긴 내 표정을 남이 보았을 때, 나는 종종 특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니 장담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내 표정과 남이 보는 내 표정이 자주 어긋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www.youtube.com

Salon 2024.08.06

정(情)

2024년 8월 4일 일요일  "순진한 처녀 울리지 말고 혼 여자 골라잡으라. 눈코 입 제대로 붙 이시민 되는 거여. 여자는 똑같앙, 어떤 여자도 살당 보민 정이 들고 정 붙영 살당 보민 세상 사는 맛도 생기주." 제주 의 그 김영갑 작가님의 책에 나온 이야기다. 작가님과 같은 동네에 사는 할아버지가 마주치면 늘 빼놓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 결혼 이야기라고 했다. 저 할아버지 분명 고수임이 분명하다. 정(情)은 참 무서운 것이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www.youtube.com

Salon 2024.08.05

일렁임

2024년 8월 2일 금요일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뭔가 잘못 살고 있다는 뜻이고,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가 계속 그렇게 살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 문장을 빨리 읽고 넘겼으나 다시 이 문장으로 돌아왔다. 불편했지만 뭔가 진실을 마주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이 의심 없이 살아가던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잘살고 있나. 잘 느끼고 있나. 확신할 수 없다. 이 문장이 괜히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좋은 문장 하나가 내면에 작은 파도를 일렁이게 만들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www.youtube.com

Salon 2024.08.03

사소함

2024년 7월 30일 화요일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하루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늘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을 맴돕니다. 오늘이 어제였는지 어제가 오늘이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무리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도 매일 다른 환경을 마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은 같은 패턴을 지속함으로 안정을 취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반복은 지루함을, 지루함은 권태를, 권태는 무기력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입니다.  모험과 안정 사이에서 늘 고민하는 게 인간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늘 모험만을 추구할 수 없습니다.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움은 반드시 큰 시도를 통해서만 오진 않습니다. 아주 사소한 것들로 일상의 변화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필요한..

Salon 2024.07.30

뒷모습

2024년 7월 28일 일요일 슈트의 단점 가운데 하나는 체형이 변하면 입기가 불가능하다는 데 있습니다. 물론 기장이나 허리를 늘일 수도 있고 또 요새 가성비 슈트 브랜드도 많아져서 큰 부담 없이 옷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슈트를 새로 구매하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작아진 슈트가 몇 개 있습니다. 옷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서 보관 중인데, 슬슬 떠나보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오늘 오래 방치된 친구 한 벌을 입고 외출했습니다. 타이트한 슈트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더워서 블레이저를 벗자니 작아진 셔츠가 너무 쉽게 허리에서 빠져나오고 그리고 타이를 한 목은 점점 더 조여만 옵니다. 특히 나는 볼 수 없는 뒷모습이 그리 신경 쓰일 수가 없습니다.  미셸 투르니..

Salon 2024.07.30

습도 100%

2024년 7월 24일 수요일 아침에 샤워하고 나오면 금세 땀이 납니다. 출근 준비를 하다 보면 더 땀이 납니다. 오늘은 땀의 끝을 보았습니다.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뛰었습니다. 뛰어서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다행히도 아직 버스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버스를 기다리는 그 순간, 엄청난 땀이 쏟아졌습니다. 처음 겪은 땀샘의 폭발이었습니다. 얼굴과 목은 비에 맞은 것처럼 땀이 가득 채웠고 속옷은 가슴과 등에 달라붙은 지 오래입니다. 바지 속은 상상하기 싫었습니다. 오늘따라 검정 피케셔츠와 검정 슬랙스를 입었습니다. 난리였습니다. 그렇게 물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처럼 온몸이 젖은 채 출근했습니다. 땀에 젖은 옷들은 점심이 돼서야 티를 감출 수 있었습니다.  저녁 뉴스를 봤습니다. 오늘 전국 대부분의 날씨..

Salon 2024.07.25

자리 배치

2024년 7월 23일 화요일  저도 어쩔 수 없는 옛날 사람인가 봅니다. 사무실 이전을 마쳤습니다. 흩어진 직원들이 이제 서로 책상을 마주하며 일하게 되었습니다. 효율과 편의, 불편함이 공존하게 됐습니다. 어찌 되었든 자리를 정해야 했습니다. 6년 차 직원 하나, 5년 차 직원 하나, 6개월 직원 하나, 3개월 직원 하나가 있습니다. 물론 이 회사에서의 일한 경력과 연급이 잘 들어맞진 않지만 그래도 상황상 자리 배치의 우선권이 주어질 사람이 있는 듯합니다.  요즘 사람이 되고자 재촉하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자리의 우선권을 선점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리가 정해지길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반드시 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온 직원들이 별말을 하지 않다가 사다리 타기를 하자고 합니다. 순간 응? 했습니..

Salon 2024.07.24

기회

2024년 7월 14일 일요일 오늘 오후 회사에서 작가님을 모시고 북토크를 했습니다. 지인이기도 한 작가님은 1시간 30분 동안 자신이 걸어온 삶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90분 동안 그것도 서서 이야기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 에너지와 열정으로 여기까지 오셨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 , 의 경우 성공 신화를 이룬 사람들을 모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든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극작가로 시작했던 작가님도 소설가가 되기까지 숱한 실패와 좌절을 겪었습니다. 글에 집중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습니다. 일에 몰두하기 위해 임시 거처를 서울 중심부에서 먼 곳에 마련한다거나 당장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이 안 되는 일도 했습니다. 그렇게 희망 없는 삶을 ..

Salon 2024.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