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열정의 회복

2017. 4. 26. 01:04Essay

제주 다녀온 사진을 본 지인 대부분의 반응이 비슷하다. 좋겠다, 부럽다, 신선놀음 같다.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 있다. 나 또한 누군가의 여행 사진을 보며 그렇게 느끼니 말이다.

 

안전과 위험, 두 가지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이 안정적인 생활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두려움과 앞으로의 삶이 늘 지금과 같을 지도 모르는 또 하나의 두려움. 양립할 수 없는 서로 다른 두 개의 두려움이 일상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삶이 이게 전부는 아닐텐데'. 작년부터 다녀온 모든 여행은 단 한번도 여가나 피서의 개념이 아니었다. 위험과 불안함을 그대로 직면하며 낯선 것에 나를 던져보는 것이었다. 내 안의 열정을 다시 깨울 점화의 불꽃이 필요했던 것이다.

 

안전과 위험은 공존할 수 없다고 한다. 제주에 간 것도 작은 안전을 버린 사소한 시도였다. 제주에서의 시간은 고독으로 가득찼었다. 폭우를 맞아가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한번 생각해 보라. 그곳에서의 시간이 마냥 즐겁고 행복했으면 SNS에 글이나 올리고 있었겠는가.

 

한 책에서 파울로 코엘료는 두 가지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 번도 해 본적 없는 행동이 나를 가두고 있는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는 것과 사랑의 메시지는 내가 사는 모습에 있는 것이지 내가 한 말이나 행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삶이 모든 가능성이 주어진 감옥과 같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내게 없는 것을 두고 한탄만 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것들로 무엇인가 해야했다. 열정의 회복. 단 하나를 위해서.

 
 

이작가야의 아틀리에

이작가야의 아틀리에(Atelier)

www.youtube.com

 

728x90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의 피서  (0) 2017.08.29
고향 모습  (0) 2017.08.29
[에세이] 부활의 기쁨과 세월호의 아픔  (0) 2017.04.16
[에세이] 내 보폭으로 걷는 인생  (0) 2017.04.07
[에세이] 사람은 떠나봐야 안다  (0) 2017.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