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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새벽] 기억과 전통

20190615 청파교회 새벽설교 

기억과 전통

<여호수아 4장 1-7절> 

1. 온 백성이 모두 요단강을 건넜을 때에, 주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2. "너는 백성 가운데서 각 지파마다 한 사람씩 열두 사람을 뽑아서 세워라.
3. 그리고 그들에게, 제사장들의 발이 굳게 선 그곳 요단강 가운데서 돌 열두 개를 가져다가, 오늘 밤 그들이 머무를 곳에 두라고 하여라."
4.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서 각 지파마다 한 사람씩 세운 그 열두 사람을 불러서,
5. 그들에게 말하였다. "주 당신들 하나님의 언약궤 앞을 지나 요단강 가운데까지 들어가서, 이스라엘 자손의 지파 수대로 돌 하나씩을 각자의 어깨에 메고 오십시오.
6. 이것이 당신들에게 기념물이 될 것입니다. 훗날 당신들 자손이 그 돌들이 지닌 뜻이 무엇인지를 물을 때에,
7. 주님의 언약궤 앞에서 요단강 물이 끊기었다는 것과, 언약궤가 요단강을 지날 때에 요단강 물이 끊기었으므로 그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토록 기념물이 된다는 것을, 그들에게 말해주십시오."

다양한 기념일들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길 빕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기념일’ 잘 지키는 편이신가 모르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여러 기념일을 지키고 있는데요. 교회적으로 보았을 때도 ‘기념일’은 많이 있습니다. 주님의 공생애 시작을 알리는 ‘주현절’ 그리고 금욕과 절제의 기간인 ‘사순절’ 그리고 주님께서 어둠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부활절’과 또 ‘성령강림절’, ‘성탄절’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념이 될만한 날들은 우리 일상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생일’이 있을 것이고 또 ‘결혼기념일’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돌아가신 어른을 기리는 ‘추모일’도 있을 것입니다. 연인들은 100일, 200일 등의 연애 기간을 세는 ‘기념일’도 있을 것입니다. 

열두 개의 돌을 챙겨라

저는 개인적으로 기념일을 잘 지키진 못하지만, 때론 어떤 ‘기념일’은 지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게 어떤 특별한 깨달음을 주었거나 아니면 지난 시간을 돌아봤을 때 가슴 뭉클해지는 그런 시간이 있었다는 것, 그런 시간을 떠올려봄으로써 우리는 그와 같은 경험들이 길을 잃었을 때 다시 길을 찾는 방법이 됨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과한 건 문제가 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특별한 시간을 기념하는 ‘기념일’을 지키는 건 꽤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잠시 말씀을 살펴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언약궤를 맨 제사장들을 앞세워 요단강을 건넙니다. 그리고 언약궤를 맨 제사장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강을 모두 건널 때까지 강 한가운데에 서서 백성들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킵니다. 

그렇게 모든 백성이 요단강을 건넜을 때,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백성 가운데서 각 지파마다 한 사람씩 열두 사람을 뽑아서 세워라. 그리고 그들에게, 제사장들의 발이 굳게 선 그곳 요단강 가운데서 돌 열두 개를 가져다가, 오늘 밤 그들이 머무는 곳에 두라고 하여라.” 

하나님께서는 먼저 각 지파에서 한 사람씩 뽑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뽑힌 열두 사람에게 제사장들이 서 있는 강 한가운데로 가서, 그곳에서 돌을 하나씩 챙겨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돌들을 챙겨, 오늘 백성들이 묵게 될 장소에 모아 두라고 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하나님께서는 이 돌들로 무엇을 하실지 대충 예상은 하지만, 그래도 본문을 더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믿음의 전통을 이어가라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 명하신 대로, 열두 지파를 대표하는 열두 명의 사람들을 불러 말합니다. 그는 하나님께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합니다. “주 당신들 하나님의 언약궤 앞을 지나 요단강 가운데까지 들어가서, 이스라엘 자손의 지파 수대로 돌 하나씩을 각자의 어깨에 메고 오십시오.” 

그러고 나서, 여호수아는 이 일을 행하는 이유에 관해 친절히 설명해 줍니다. “이것이 당신들에게 기념물이 될 것입니다. 훗날 당신들 자손이 그 돌들이 지닌 뜻이 무엇인지를 물을 때에, 주님의 언약궤 앞에서 요단강물이 끊기었다는 것과, 언약궤가 요단강을 지날 때에 요단강물이 끊기었으므로 그 돌들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영원토록 기념물이 된다는 것을, 그들에게 말해주십시오.” 

그러니까 우리는 여호수아의 명령을 통해 ‘하나님의 어떤 마음’을 엿볼 수 있었나요? 그것은 바로 ‘기억’과 ‘전통’입니다. 자신들을 도왔던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과 그리고 그런 하나님을 망각하지 않고 ‘후손들’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기념물을 세우라는 것! 바로 이 ‘기념물’을 통해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전통’을 이어가라는 것이 곧 ‘돌들을 챙겨오라는 행위’에 담긴 하나님의 뜻인 것입니다. 

 

하나님에 관한 기억

① 여러분께서는 하나님에 관해 떠올릴 때, 주로 어떤 기억들이 나십니까? 사실 하나님에 관한 기억은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시편>이 그러한데, <시편>의 저자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고백하는 하나님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만큼 하나님에 관한 정의가 다양합니다. 

자신이 죽음의 위기에 놓였을 때는, ‘생명의 하나님’에 관해 이야기하게 되고 또 자신이 불합리한 일을 겪었을 때는 ‘정의의 하나님’에 관해 이야기하게 되고 또 자신이 근심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평화의 하나님’에 관해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렇듯,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 따라 기대하는 하나님이 달라집니다.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을 지키시고 돌보셨던 하나님을 기억하기 위해 ‘장치’ 하나를 마련합니다. 그것이 강 한가운데 있던 돌들을 취해 쌓아두는 행위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하는 기도를 보면, 현재 그분이 믿는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인지 대략 예상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기도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나님의 이름을 부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이라고 하고 또 어떤 분은 ‘은혜의 하나님’ 또 어떤 분은 ‘자비로우신 하나님’ 또 어떤 분은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라고 하며 기도를 시작합니다. 이러한 기도 속에는 현재 자신이 만나고 있는 하나님 또는 자신이 만나길 원하는 하나님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기념비적인 교회

②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하나님과의 기억’을 이어나가기 위해, 오늘 본문 식으로 말하면 ‘어떤 전통’ 혹은 ‘기념물’들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서두에도 말씀드렸듯이, 교회도 예수 그리스도의 다양한 삶의 형태를 기억하기 위한 ‘여러 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도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분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특별한 ‘기념물’들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기억을 거슬러보면, 어렸을 때 어머님께서 갖고 계셨던 ‘오래된 십자가’나 ‘성경책’ 또는 ‘찬양 테이프’들을 보며 어머니가 믿고 의지했던 하나님이 어떤 분이실까 떠올려보곤 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도 ‘카세트 테이프’가 익숙한 시대를 사셨을 텐데, 저도 그 세대를 조금 거쳐 왔기 때문에 어머니가 들으셨던 ‘찬양 테이프’에 대한 기억이 매우 익숙하게 남아 있습니다. 설거지하실 때나 청소를 하실 때, 항상 틀어 놓으셨던 게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전통’ 즉, 하나님을 기억하기 위한 가장 소중한 ‘기념물’은 바로 ‘교회’일 것입니다. 이곳엔 우리의 삶이 깃들어 있습니다. 우리의 즐거움과 우리의 슬픔, 우리의 고난과 극복이 우리가 지나온 ‘신앙 세월’만큼이나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을 기억하기 위해, 일상에 소소한 ‘기념비’를 세워두는 것도 물론 좋지만, 무엇보다 ‘교회’를 이루어가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교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애쓰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회야말로 이 땅 위에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보기 위한 가장 적합한 장소, 적절한 곳이라 생각됩니다. 그러하기에 조금은 시끄럽고 조금은 힘겹더라도 이 교회라는 ‘기념비’를 쉽게 허물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이미 돈과 권위에 잠식되어버린 교회들에 대한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말입니다. 

 

기억과 전통

아무튼, 이스라엘 백성들이 강바닥에서 가져온 돌을 쌓아 둔 곳, 그 장소는 어떤 의미에서 ‘교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그것을 볼 때마다 ‘우리와 동행 하신 하나님’, ‘우리를 도우시고 구원하셨던 하나님’에 관해 떠올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여러분의 삶 깊은 곳에 오셔서, 함께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자 하셨던 그 하나님의 초대를 기억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뿐 아니라, 신앙의 ‘전통’ 즉, 우리의 교회를 통해 후손들이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고 또 일하셨는지 알 수 있도록 우리 각자가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되어 ‘건강한 교회’를 세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사실을 가끔이라도, 마음속에 떠올려보시는 여러분 되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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