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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새벽] 일을 지속하시는 하나님

20191019 청파교회 새벽설교

일을 지속하시는 하나님

<여호수아 11장 1-15절>

1. 솔 왕 야빈이 이 소식을 듣고, 마돈 왕 요밥과 시므론의 왕과 악삽의 왕과,
2. 북방 산간지방과 긴네롯 남쪽 아라바와 평지와 서쪽으로 도르의 높은 지역에 사는 왕들과,
3. 동서쪽의 가나안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헷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산간지방의 여부스 사람과 미스바 땅의 헤르몬 산 밑에 사는 히위 사람의 왕들에게 전갈을 보냈다.
4. 이 왕들이 자기들의 군대를 모두 출동시켰는데, 그 군인의 수효가 마치 바닷가의 모래와 같이 많고, 말과 병거도 셀 수 없이 많았다.
5. 이 왕들이 모두 만날 장소를 정하고,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나와서, 메롬 물 가에 함께 진을 쳤다.
6. 그 때에 주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일 이맘 때에 내가 그들을 이스라엘 앞에서 다 죽이겠다. 너는 그들의 말 뒷발의 힘줄을 끊고, 그들의 병거를 불태워라."
7. 여호수아는 자기를 따르는 모든 군인과 더불어 갑작스럽게 메롬 물 가로 들이닥쳐서, 그들을 덮쳤다.
8. 주님께서 그들을 이스라엘의 손에 넘겨 주셨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그들을 무찌르고, 큰 시돈과 미스르봇마임과, 동쪽으로 미스바 골짜기까지 추격하고, 살아 남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때까지 그들을 쳐서 죽였다.
9. 여호수아는 주님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하여, 그들의 말 뒷발의 힘줄을 끊고 그들의 병거를 불살랐다.
10. 그 때에 여호수아는 돌아서서 하솔을 점령하고, 그 왕을 칼로 쳤다. 그 때만 하여도 하솔은, 이들 왕국들 가운데에서 가장 강한 나라였다.
11. 그 하솔 성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전멸시켜서 바치는 희생제물로 삼아 칼로 쳤고, 호흡이 있는 사람은 하나도 남겨 두지 않았으며, 그 성은 불질렀다.
12. 여호수아는 이 모든 왕의 도성을 점령하고, 그 왕들을 모두 잡아 칼로 쳐서, 주님의 종 모세의 명령을 따라 그들을 전멸시켜서 희생제물로 바쳤다.
13.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여호수아가 불태운 하솔을 제외하고는, 언덕 위에 세운 성들을 하나도 불태우지 않았다.
14. 이 성들에서 탈취한 노략물과 가축은 이스라엘 자손이 모두 차지하였고, 사람들만 칼로 쳐서 모두 죽이고, 숨쉬는 사람은 한 사람도 남겨 두지 않았다.
15. 모세는 주님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여호수아에게 명하였고, 여호수아는 그대로 실행하여,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것 가운데서 실행하지 않고 남겨 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과정 속에 주어지는 은총

안녕하세요. 혹시 여러분께서는 요즘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간절히 바라는 기도제목 같은 건 있으신지요? 그런 게 있으시다면, 여러분께서는 그런 간절한 바람을 어떻게 다루고 계신지요? 저는 오늘 본문을 보며 다시 한 번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고대의 역사는 역시 전쟁의 역사’라는 생각 말입니다. 그러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하나님의 약속’이란 ‘선재적 은총’이란 말처럼, 먼저 우리에게 무조건적으로 다가온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누구도 하나님의 은혜를 물질과 노력을 통해 받을 순 없습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약속’이란 것이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언제 이루어질지 정확히 알 수도 없는 것이기에, 우리는 ‘결과’를 기대하지 않고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참 중요하면서도 신비로운 건, ‘약속의 땅’이라는 것이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더라도, ‘약속의 땅’을 향해 걸어가는 그 ‘과정’속에서 충분한 만족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솔직히 우리 인간은 ‘마음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평을 하거나 때로는 하나님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결과’가 아닌, ‘과정’속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합니다. 그들은 삶에서 중요한 건, 약속의 땅을 밟는 그 최종 목표에 있는 게 아니라,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과 선택 속에 있음을 아는 자들입니다. 그러니까 어쩌면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은, 삶의 과정 속에 숨어 있는 것이지, 어떤 목표나 결과물을 통해 오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솔 왕 야빈의 두려움 

여호수아 이야기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보여줍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을 보면,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은 다시 한 번 위기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막게다 굴’에 숨어 있던 다섯 왕뿐만 아니라, 막게다 지역 인근에 있는 여러 도시를 점령했다는 소문은 금세 퍼져갔습니다. 주변 강대국들도 이 소식을 들었을 것입니다. 

주변 강대국 왕이었던 하솔 왕 ‘야빈’은 이스라엘의 계속된 번영 소식을 듣고 아직 점령당하지 않은 주변 국가들에 전갈을 보냅니다. 그리고는 흩어져 있는 여러 지역의 군사들을 하나로 모아냈습니다. 성경은 증언하길, 여러 민족의 왕들이 군대를 출동시켰는데, 그 군인의 수효가 마치 바다의 모래와 같이 많았다고 했습니다(4). 사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듯이, 하솔이 이스라엘을 없애려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자신들도 언제 공격 받을지 모를 일이었기에, 선재 공격을 통해 이스라엘을 없애려 했던 것입니다. 

함께 하신 하나님

사실 이스라엘이 계속된 승리를 거두고 있더라도, 이 같은 병력 규모에는 당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여호수아의 마음을 알았던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나타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일 이맘때에 내가 그들을 이스라엘 앞에서 다 죽이겠다. 너는 그들의 말 뒷발의 힘줄을 끊고, 그들의 병거를 불태워라.”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든든한 응원에 힘입어, 매복하고 있던 하솔 왕과 그 일당들을 급습했습니다. 기습공격을 감행한 것입니다. 당연히 승리는 이스라엘의 몫이었습니다. 여호수아는 주동자였던 하솔과 그의 땅을 점령했을 뿐 아니라, 함께 침략한 다른 모든 왕의 땅도 점령했습니다. 다시 한 번 이스라엘은 대승을 거두게 됩니다.  

결국 완수될 하나님의 일

그런데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 마지막 구절을 보면, 여호수아를 기록한 저자는 이스라엘 민족에 관해 이렇게 표현합니다. “모세는 주님께서 자기에게 명하신 대로 여호수아에게 명하였고, 여호수아는 그대로 실행하여,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것 가운데서 실행하지 않고 남겨 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저는 이런 구절이 참 흥미롭게 다가오는데요. 이 말은 쉽게 말해 이런 말일 겁니다. 여호수아가 가져온 이 ‘승리’는 모세가 하나님께 받은 명령과 관련된 것인데, 모세의 후임이었던 여호수아는 모세가 받은 하나님의 명령을 그대로 실행에 옮긴 것! 이라는 말일 겁니다. 

그러니까 이 말은 무슨 말이냐면, 모세가 마무리 짓지 못한 ‘(하나님의) 일’을 여호수아가 마무리 짓게 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이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말 같습니다. ‘하나님의 일’이라고 하는 것이 단번에 이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실제 많은 부분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말이 또 이렇게도 들립니다. 누군가가 시작한 ‘하나님의 일’을, 그 사람이 다 마무리 짓지 못하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그 일을 이어서 완수하게 된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그리 크게 슬퍼하거나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들립니다. ‘하나님이 하고자 하시는 일’은 하나님이 계획하신 사람들을 통해, 일의 진행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언젠가 마무리 짓게 하심을 오늘 본문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금-현재에 집중하는 삶

사실 우리네 삶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우리는 결과가 바로바로 나타나는 세상을 기대하며 삽니다. 우리가 애정을 많이 쏟아 부은 일이면 일일수록, 좋은 결과가 발생하길 기대합니다. 

그런데 어찌 보면, 오늘 본문은 전혀 반대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삶에 대한 기대나 열망은 갖되, 어떤 일의 결과는 하늘에 맡겨두고, 지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계속해 나가길 바라고 계신 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모세는 여호수아가 자신이 받은 하나님의 명령을 완수할지 확실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여호수아도 자신이 모세가 받은 하나님의 명령을 대신 완수하게 될지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모세는 그저 자신이 살아낼 삶의 몫을 충분히 살아내고 떠났고, 여호수아도 지금-현재에 해야 할 일을 보며 한 발자국씩 걸어갔을 뿐입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지금 혹은 현재’에 집중하려는 이들에게 더 가깝게, 더 친밀히 다가오시리라 봅니다. 

여러분께서도 오늘 하루, 각자에게 주어진 ‘삶의 기쁨’을 충분히 만끽하시고, 또 하루하루 살아내야 할 ‘생명과 평화의 삶’이 있다면 그것 하나에만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과정을 살아낼 때,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입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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