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청파 Note

[청파 Note / 새벽] 저주가 축복이 되는 순간

20190827 청파교회 새벽설교

저주가 축복이 되는 순간

<여호수아 8장 30-35절>

30. 그 뒤에 여호수아는 에발 산 위에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섬기려고 제단을 쌓았다.    31. 그것은 주님의 종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한 대로, 또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대로, 쇠 연장으로 다듬지 아니한 자연석으로 쌓은 제단이다. 그들은 그 위에서 번제와 화목제를 주님께 드렸다. 
32. 거기에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자손이 보는 앞에서 모세가 쓴 모세의 율법을 그 돌에 새겼다. 
33. 온 이스라엘 백성은 장로들과 지도자들과 재판장들과 이방 사람과 본토 사람과 함께 궤의 양쪽에 서서, 주님의 언약궤를 멘 레위 사람 제사장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백성의 절반은 그리심 산을 등지고 서고, 절반은 에발 산을 등지고 섰는데, 이것은 전에 주님의 종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축복하려고 할 때에 명령한 것과 같았다. 
34. 그 뒤에 여호수아는 율법책에 기록된 축복과 저주의 말을 일일이 그대로 낭독하였다. 
35. 모세가 명령한 것 가운데서, 이스라엘 온 회중과 여자들과 아이들, 그리고 그들 가운데 같이 사는 이방 사람들 앞에서, 여호수아가 낭독하지 않은 말씀은 하나도 없었다.

 


에발 산 위의 제단

안녕하세요. 요즘 기온차가 심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날씨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이 좋은 날씨를 피부로 잘 느껴보는 저와 여러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여호수아 8장 후반부의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이 성‘ 사람들과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그리고 그들은 오늘 본문에서 승리를 기념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 제단은 ‘에발 산’ 위에서 드려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 제단은 여호수아가 자신의 마음가는대로 쌓은 그런 제단은 아닙니다. 그의 선임이었던 모세가 했던 말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이렇게 말하죠. “그것은 주님의 종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한 대로, 또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대로, 쇠 연장으로 다듬지 아니한 자연석으로 쌓은 제단이다. 그들은 그 위에서 번제와 화목제를 주님께 드렸다.“(31)

에발 산과 그리심 산

그곳에서 여호수아가 무엇을 했냐면, 그는 모세의 율법을 그 제단에 있는 돌들에 새기기 시작했습니다. 모세의 율법은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듯이, 모세오경 즉 ‘토라‘를 말합니다. 그 토라를 돌판에 새긴 여호수아는, 언약궤를 직분에 맡게 레위 사람인 '제사장‘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사장은 모세의 율법을 매고 백성 앞에 섰습니다. 

언약궤를 맨 제사장을 중심으로, 백성의 절반은 '그리심 산'을 등지고 섰고, 나머지 절반은 '에발 산'을 등지고 서 있었습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누구였냐면, 이스라엘 모든 백성을 포함해, 장로들과 지도자들, 재판을 담당하는 자들과 이방 사람, 그 땅에 원래 살던 사람들까지, 모두 뒤섞여 있었습니다. 그들이 언약궤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쭉 늘어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뭔가 웅장하면서도 장엄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방금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모세가 명한 이야기를 그대로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이 모세의 명령은 신명기 11장에 등장했는데요. 신명기 11장 26-29절에서 모세는 이렇게 말합니다. 

"보십시오, 내가 오늘 당신들 앞에 복과 저주를 내놓습니다. 오늘 내가 당신들에게 명하는 주 당신들의 하나님의 명령을 귀담아 듣는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며, 주 당신들의 하나님의 명령을 귀담아 듣지 않고, 오늘 내가 당신들에게 명한 그 길을 떠나,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다른 신들을 따르는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입니다.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이 들어가서 차지할 땅으로 당신들을 인도하여 들이실 때에, 당신들은 그리심 산에서는 축복을 선포하고, 에발 산에서는 저주를 선포하십시오." (26-29)

그곳에서 여호수아는 율법책에 기록된 축복과 저주의 말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낭독했습니다. 

축복과 저주의 상징

그런데 저는 오늘 말씀 준비를 하며 흥미로운 점 하나를 발견했는데요. 오늘 본문에도 등장하듯이, 모세는 '아이 성'과의 전투에서 승리 시, '에발 산'에서 저주를, '그리심 산'에서 축복을 선포하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역사 전통에서 보자면, 세겜의 왼편에 위치한 ‘에발 산’은 지리적 조건 때문에 해를 잘 받지 못해 초목이 거의 없는 바위산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와 반대로 '그리심 산'은 좋은 지리적 여건 때문에 항상 햇빛을 받는 위치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고대부터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에발 산’은 부정적인 의미의 산이 되었고, '그리심 산'은 긍정적인 의미의 산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영향으로,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귀담아 듣는 사람에게는 '그리심 산'의 축복을, 하나님의 길을 떠난 사람들에게는 '에발 산'의 저주를 선포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고 했는데, 그것이 무엇이냐면,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의 제단이 어디에 쌓였느냐는 것입니다. 

전복적 사건

오늘 본문 30절에 보면, 여호수아는 승리를 자축하며 하나님을 위한 제단을 ‘에발 산‘위에 쌓았다고 했습니다. '저주'의 상징이었던 바로 '에발 산'에 하나님의 제단이 놓이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런 부분이 성경을 읽는 참 흥미로운 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주'의 상징이 하나님을 기념하는 '축복'이 되는, 어떤 전복적 사건! 이러한 사실 때문에,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상황이나 또는 어떤 사람들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이 일하는 방식이 정말 다양하다고 생각됩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라고 부를만한 방식이 바로, 마가복음 10장 31절에 나온 방식이라고 생각됩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향해, 이 땅에서 복음을 위해 '논밭을 버린 사람' 즉, 이 땅에서 예수의 제자로 살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에게 축복의 말씀을 전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를 하십니다. "그러나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31) 

지혜로운 삶

사실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옳고, 절대적으로 틀린 기준은 없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것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든 하나님의 '기본 원칙'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주의 상징이었던 '에발 산'은 <여호수아서>에 넘어 오자, 기념할 만한 상징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변화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옳다고 여기는 기준들'을 하나님 말씀에 자꾸만 비추어가며, 조금씩-조금씩 지워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지혜로운 삶'이란, 세월이 흐를수록 자신의 생각을 견고히 하기보다, 나의 생각과 기준, 판단들이 틀릴 수도 있음을 자각하는 삶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보아내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것은, 다른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오롯이 자신의 몫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꾸만 우리의 시선을 더 넓고 깊고 큰 존재를 향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나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하루 눈을 번쩍 뜨는 저와 여러분 되길 바랍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www.youtube.com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