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야의 BibleSalon

Salon 206

파티션

2024.7.9. 파티션(Partition). 영어로 분할이라는 뜻입니다. 사무실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제 여러 공간에 흩어져 살던 직원들이 한 공간에 모여서 업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네 사람이 바람개비 형태로 앉아서 일하게 됩니다.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구조입니다. 앞사람의 옆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구도입니다. 시안을 보면, 파티션이라고 하기에는 높이가 애매한 칸막이가 그려져 있습니다. 행정이 중심이 되는 직업군은 아니지만 꾸준히 글을 써야 하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안정감은 분명 필요합니다.  경계는 중요합니다. 상대와 더 좋은 관계를 맺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좋은 관계를 지속하게 하기에 경계는 중요합니다. 경계를 거리라고 표현해도 무방해 보입니다. 또한 경계라고 하는 것은 자신에..

Salon 2024.07.10

2024.7.8. 낮잠을 잘 못 잔 아기가 있습니다. 2시간은 채워야 하는 수면시간을 그는 채우지 못했습니다. 옆 친구가 일찍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깊은 수면 단계에 들어서기 전에 친구의 방해가 있었고 그러자 잠은 쉽게 날아가 버렸습니다. 물론 친구도 자기 싫어서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그도 무언가로부터 수면 방해를 받았을 것입니다. 제대로 잠을 못 잔 아기는 평소보다 떼가 많아집니다. 재밌게 놀다가도 갑자기 떼를 부립니다. 아기는 잠드는 법을 모릅니다. 눕히기만 하면 울던 등-센서 기간은 지났지만, 그 시기가 지났다고 하여 잠이 잘 드는 것은 아닙니다. 덜 잔 잠을 더 자면 되련만 여전히 잠드는 법을 모르는 아기는 잘 놀면서도 떼만 부립니다. 잠은 중요합니다. 아기에게나 어른에게나 모두 중요합니다. 요..

Salon 2024.07.09

용기

2024.7.7. 존경하는 선생님의 일요 강연을 들었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선물 같은 이야기였지만,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 번이라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은 사람이 그분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였습니다. 소설 속 이야기를 경유해서 하신 말씀이지만 그 말씀이 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늘 조심하며 살았습니다.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남들 앞에 잘 나서지 않았습니다. 조용히 지냈습니다. 겸손이었다기보다는 이런 행동의 이면에는 용기 없음이 있었습니다.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생각했습니다. 매 순간에 용기가 필요하진 않겠지만 언젠가 그 한순간이 왔을 때, 그때가 용기가 필요한 순간임을 잘 분별할 수 있기를 하늘에 요청했습니다. "절벽 끝으..

Salon 2024.07.07

공사

2024.7.6.  사무실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정리부터 시작합니다. 정리의 시작은 버림에 있습니다. 정리의 끝도 마찬가지입니다. 1년 동안 한 번도 손대지 않은 물건은 버리는 게 맞습니다. 버리는 일은 정리의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소인지도 모릅니다.  변화는 설렘과 아쉬움을 동시에 가져다줍니다. 이전보다 더 깔끔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일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정들었던 공간을 떠나보내는 일은 아쉬운 법입니다. 그렇게, 또 하나의 추억이 쌓였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살롱(salon)에서 나누는 성경 이야기www.youtube.com

Salon 2024.07.07

예의 2

2024.7.5.  예의에 관한 이야기를 남겼었습니다. 그때 남긴 예의란 '나 좋을 대로만 행동하지 않고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보는 시도'가 곧 예의라고 말했습니다. 거창해 보이는 말이지만 단순히 말해서 예의란 어쩌면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아주 사소하게 드러나야 할 덕목인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한 사람이 상대와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장난도 칩니다. 그도 힘든 하루를 보냈기에 피곤한 상태입니다. 노력 중이었습니다. 다른 한 사람도 힘든 하루를 보냈습니다. 조금은 지쳐있었기에 모든 말에 응답하질 못합니다. 대화 중이었던 모든 말에 다 응답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꼭 답해야 하는 순간도 있는 법입니다. 여러 말 중에 어떤 말은 힘을 내서 응답해야 합니다. 하지..

Salon 2024.07.06

끌림

2024.7.4.  장례식장에서 한 부부를 만났습니다. 저보다 10살쯤 더 많은 부부였습니다. 두 분 중에 한 분이 모친상을 당해서 조문을 갔던 것입니다.  물론 슬픔을 나눈 위로의 시간이 없진 않았으나 대부분의 시간은 밝고 조금은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두 부부가 기본적으로 성격이 밝고 장난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남편 되시는 분께서는 처음에는 조용히 계셨으나 차차 이야기의 문을 여시더니 점점 말이 많아지셨습니다. 진중한 목소리에 조금은 유쾌한 억양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아내분께서는 이 남자의 이런 수다스러움은 자신이 한몫한 거라며 별 얘기 아닌 것도 자꾸 재밌다고 웃어주다 보니 이렇게 씩씩한 수다쟁이 아저씨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웃으며 남편을 한 방 먹였던 것입니다. 물론 남편분은 조금의..

Salon 2024.07.05

입장

2024.7.3.  처음 이 회사에 입사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운전할 일이 잦은 이 직장에서 장롱면허는 입사의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래서 지인에게 열심히 교육을 받고 무사히 입사했습니다. 회사에 들어갔을 때는 당연히 초보운전자였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출퇴근이나 어디 갈 일이 있을 때 회사 차량을 사용해도 괜찮으니, 평소에 운전 연습을 자주 하라고 했습니다. 회사의 배려에 감사했습니다.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여전히 운전은 조심스럽긴 하나 처음 입사 때 비해서는 훨씬 실력이 늘었습니다. 요즘도 종종 출퇴근 시, 차량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대표님이 조심스럽게 불러서 말씀하셨습니다. 주위에서 보기에도 그렇고 회사 차량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며 특별한 때가 아니면 가급적..

Salon 2024.07.04

빵집

2024.7.2.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에 직원들과 함께 나들이하러 갔습니다. 식사하고 카페에 갔습니다. 베이커리 카페여서 다양한 빵이 비싼 가격표를 붙이고 진열대에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가히 빵집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빵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떤 빵은 나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마들렌 현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프루스트의 소설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어떤 냄새나 소리, 맛이 기억을 불러오는 현상을 '프루스트 현상' 혹은 '마들렌 현상'이라고 합니다. 빵을 보고 그 빵을 좋아하는 사람을 기억하는 것을 '빵집 현상'이라고 불러도 무리는 없겠지요? 흡족한 마음으로 카페에서 나오는 길에 그 빵들을 포장할 생각까지 했습니다.  물론 결론은 빈손..

Salon 2024.07.03

장마

2024.7.1.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손님이 있습니다. 모기도 있지만 바로 장마가 그러한 손님입니다. 여름에 비는 얼마나 자주 오는지 여름이라는 계절의 1/3은 비와 함께 보냅니다. 생명의 순환의 기준에서 보자면, 장마나 태풍은 매우 반가운 손님입니다. 오지 않으면 안 될 귀인입니다. 하지만 장마는 사람에겐 꽤 번거로운 손님입니다. 출퇴근할 때 젖을 신발과 양말, 옷을 생각하면 벌써 찝찝합니다. 그리고 높은 불쾌지수와 끈적끈적 흐르는 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제 곧 장마가 시작됩니다. 장마를 보내고 나야 여름의 더위도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반가운 손님이자 불청객과 같은 이번 여름 장마도 부디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TMI 쪼리를 사던지 남성용 장화를 사든지 해야겠습니다.   이작가야의..

Salon 2024.07.02

일탈

2024.6.31. 가끔 일탈을 꿈꿉니다. 특별히 문제를 일으킨 적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오다가 군대를 제대할 때쯤, 최초로 강렬한 일탈의 욕구를 느꼈습니다. 일탈은 정도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지내 온 삶이 앞으로도 똑같이 펼쳐질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후회의 감정이 강렬히 밀려왔습니다. 일탈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다릅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시도하거나 성취하며 산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말하는 일탈이 일탈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탈은 절대적일 수 없습니다. 상대적이기 마련입니다. 많은 고전은 안전과 모험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상을 보여줍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 의 첫 장에는 한 여인의 다음과 같은 독백이 등장합니다. "나는 모든 것이 변해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

Salon 202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