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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아직도 그때 그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가?

 

우리의 생각이 잘 바뀌지 않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의식이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가 어울리는 사람들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다.
아직도 그때 그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면,
그의 생각은 아직 그대로인 거다.

(지리적 편중과 의식의 편중 中)  

 

이런 거창한 담론 때문에 시작된 여정은 아니었다. 돌아보니 ‘그랬구나’라고 느꼈을 뿐이다. 서서히 가까워진 한 무리와 갑작스레 가까워진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떠오른다. 지금도 그들과 허덕거리지만 유쾌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와 장소가 줄어들고 있다. 물론 솔직히 말하면 그런 기회와 장소를 마련하는 게 귀찮다. 새로움에 쓸 에너지가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꼬장꼬장한 청춘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는지.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레 발생했다. 그랬기에 그만큼 우연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고 싶었고 사랑을 하고 싶었다. 외로움의 감옥으로부터 나오고 싶었다. 그렇게 하나로 정의될 수 없는 애매한 첫걸음이 먼 길을 돌아 지금에 이르렀다.  

 

새로움은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다. 성인이 되어 만났기에 각자가 가진 모티프가 뚜렷했다. 드러나듯 또 그렇지 않듯 이미 많은 분야에서 호불호가 정해진 나이가 됐다. 우리는 그러한 것들이 서로를 가깝게 해 주기보다 떨어뜨려 놓는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고인 물을 흘려보내기엔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삶을 소극적으로 만든다.  

 

다양한 직업과 나이, 종교를 가진 낯선 사람들과 만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알아가고 있다.  

 

생각이 바뀌었기에 주변 사람이 바뀐 건지, 주변 사람이 바뀌었기에 생각이 바뀐 건지 잘 모르겠다. 나도 모르는 어떤 힘 혹은 의식이 주변 사람들을 바꿔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하나의 가정일 뿐이다.  

 

어쨌든 ‘아직도 그때 그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면, 그의 생각은 아직 그대로 인 것이다.’라는 말이 이명증처럼 계속 머릿속을 왕왕댄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성경에 담긴 생명과 평화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with 청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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