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야의 BibleSa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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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2024.6.5.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기 마련입니다. 진심이 왜곡되는 날 말입니다. 그런 날은 오히려 하지 말 걸, 생각해도 이미 늦은 날입니다. 서로의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을 만들 계획을 갖습니다. 처음 하는 요리라 서툴 것이 분명했습니다. 조금이라도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찾아보다가 밥솥에 짓기로 결심합니다. 밥솥에 닭과 찹쌀을 넣고 1시간 30분을 기다립니다. 거의 다 완성되었습니다. 김이 빠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밥솥 근처로 갔더니 김과 함께 밥솥에 가득 찬 찹쌀 국물이 흘러넘치고 있었습니다. 본인 자신도 어이가 없어서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일이 좀 커졌지만 김이 다 빠지고 청소하고자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요리를 대접받는 사람이 다..

Salon 2024.06.06

[청파 Note / 잠언 (5)] 다시 발견한 주님의 마음

20240606 청파교회 새벽설교 다시 발견한 주님의 마음   19. 말만으로는 종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으니 다 알아들으면서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20. 너도 말이 앞서는 사람을 보았겠지만, 그런 사람보다는 오히려 미련한 사람에게 더 바랄 것이 있다.  의인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잠언 29장입니다. 잠언 29장은 에 속한 장입니다. 잠언 29장에도 다양한 잠언의 말씀이 등장하는데, 오늘 우리는 그 가운데 몇 가지의 말씀을 살펴볼까 합니다.   먼저 잠언 29장 7절입니다. 잠언의 저자는 말합니다. “의인은 가난한 사람의 사정을 잘 알지만, 악인은 가난한 사람의 사정쯤은 못 본 체한다.” 의인과 악인의 대립은 잠언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의인은 가난한 사람의 사정을 잘 아는 자이고, 악인은..

Note 2024.06.05

편견

2024.6.4. 꼬장꼬장해 보이는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늘 중절모를 쓰고 목에는 스카프를 하고 다니는 어르신입니다. 그분은 우리 회사 실무자들에게 관심이 많으셔서 선물도 자주 주십니다. 특히 손수 모은 넥타이를 선물하시는데, 근사한 넥타이지만 대부분 오래되고 한 번쯤은 사용한 넥타이입니다. 하지만 아내분이 도와주셨는지 늘 깔끔하게 포장된 채 저희에게 전달됩니다. 오늘은 그 어르신이 저희에게 음식 대접을 해 주셨습니다. 물론 약속이 잡혔을 때부터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고집이 세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들으려고 하지도 않으며 80세가 된 어르신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직접 만남을 갖고 나자 지금까지의 생각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편견이었습니다. 물론 어르신..

Salon 2024.06.05

두통

2024.6.3. 종종 두통이 찾아옵니다. 두통이 오면, 머리 스스로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임을 주장합니다. 두통이 생기면 아무런 일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일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통증이라서 사람들이 알아주지도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두통은 마치 꾀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두통은 참 신기합니다. 외부의 충격으로 온 증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두통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여러 근심과 걱정들, 불안, 과도한 업무, 굳어버린 육체 등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두통은 외상이 아닌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주로 발생합니다. 인간의 몸은 신비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복잡하기도 합니다.  사는 것도 비슷합니다. 인생의 무게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것이 많고..

Salon 2024.06.04

2024.6.2. 꿈에 관한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는 예능을 보다가 떠올랐고, 다른 하나는 책을 읽다가 떠올랐습니다. 먼저 을 보다가 꿈에 관한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보거나 듣지 못한 것 이상을 꿈꿀 수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유명한 화가나 조각가들을 머릿속에 그려봤습니다. 그들의 창작 세계는 없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살아오면서 듣고 본 것들을 '자신'은 그저 도구가 되어서 세상에 내놓은 것인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만약 사람이 실제로 보았거나 혹은 책이나 그림에서 접했거나 혹은 누군가로부터 전해 듣지 않았던 이미지들을 상상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것 이상을 꿈꿀 수 없는 것 아닐까요? 이번에는 책을 읽다..

Salon 2024.06.03

커피

2024.6.1. 커피를 마십니다. 카페인을 마시고 분위기를 마시고 이야기를 마십니다. 달콤한 커피만을 좋아했지만, 이제는 시고 고소한 커피를 더 좋아합니다. 술보다 커피를 더 좋아합니다. 술이 가진 도취적인 매력도 알지만, 커피보다 접근이 어렵기에 커피를 더 선호합니다.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주객전도의 상황도 펼쳐지지만, 좋은 사람과의 만남에는 비싼 커피 값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커피는 서로를 연결하는 매개이지만 그 이상의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맛과 좋은 분위기는 좋은 만남을 더 좋게 만듭니다.  커피 한잔할래요? 이 제안은 제안을 받은 사람의 경계를 허뭅니다. 동성, 이성 가릴 것 없이 이 프러포즈는 마음의 긴장을 낮춥니다. 당신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 당신이 궁금하다, 당신에 대..

Salon 2024.06.02

사진

2024.05.31.  내가 나를 찍은 사진과 남이 나를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내가 나를 찍은 사진은 사실에 가깝지만, 진실을 드러내진 못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찍은 사진은 사실과 진실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특히 의식하지 못한 채 찍힌 사진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연히 찍힌 사진을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렌즈로 삼곤 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객관적 시선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말합니다. 어정쩡한 자세, 구부정한 몸, 무심한 표정, 흐트러진 머리. 스스로에게 낯선 이 모습은 늘 누군가 바라보던 나의 모습입니다.  사진은 진실을 드러냅니다. 포르투갈의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는 사진에 찍힌 자기 모습을 대면하는 것을 무척 고통스러워했습니다. 그는 자기의 책 에서 카메라가 냉정한 시선으로 ..

Salon 2024.06.01

카뮈

2024.5.30. 카뮈의 책을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이란 책이었는데, 이 책은 카뮈의 책 가운데 처음으로 발행된 책이라서 그의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게는 중요한 화두가 두 개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작품을 쓰든지 간에 그는 늘 이 두 개의 개념을 잊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가난과 빛입니다.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과 직접 연관됐을 뿐만 아니라 그가 만난 사람들에 빈곤의 흔적이 늘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가난 혹은 빈곤은 반드시 피하고 없애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카뮈는 그 안에 삶의 진실이 담겨 있다고 말합니다. 빈곤은 그가 태양 아래서라면, 그리고 역사 속에서라면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따라다니는 다른 한 개념은 햇빛 혹은 빛입니다. 그는 빛이 어느 곳보..

Salon 2024.05.31

날씨

2024.5.29.  떠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고요히 빗소리를 듣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한없이 걷기만 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너무 더워서 꼼짝도 하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 습도가 높아서 더 조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날씨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습니다. 날씨에 따라 사람의 기분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참 날씨가 좋습니다.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며, 지금 이 날씨에 장소만 포르투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1년 동안 다양한 날씨를 경험합니다.  요즘같이 너무 덥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고 공기조차 맑은 날을 대할 때면, 이 날씨가 내내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Salon 202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