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으로 시작해 걱정으로 변한 마음. 이번 휴가는 그랬다. 여전히 그 계획 위에 서 있지만, 아직도 염려가 앞선다. 태풍은 아직 진행 중이다. 만남을 기대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정한 패턴의 생활에서 벗어나 낯선 사람을 만나 보고 싶었다. 하지만 늘 기대에 벗어나는 게 삶인 것을. 바다에서 가까운 숙소. 어둔 밤, 창가에는 거친 파도 소리와 거센 바람 소리가 반복해 들려온다. 끊임없이. 내일이면 잠잠해지려나. 이젠 기대하지 않으련다. 정말 괜찮았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혼자 지내는 생활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 을 보는 게 아니었다. 사실 뭐 이렇게 될 줄 알고 봤나. 후유증은 명확했다. 사랑의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 졌다. 이 몸을 태워 누군가를 밝혀주고 싶은 마음이 어..